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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염형빈혁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7-2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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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3층 높이 상가 건물 옥상에서 조윤석 십년후연구소장이 열화상 카메라로 각각 흰색과 녹색으로 나뉘어진 옥상의 온도를 측정하고 있다. 홍인택 기자


더운 여름, 흰 옷을 입으면 더 시원하다는 이야기 들어보셨죠? 여름에 주차된 차를 만졌을 때, 흰색 차가 어두운 색 차보다 덜 대구개인회생제도 뜨거운 걸 느끼신 적 있나요? 흰색이 빛을 잘 반사하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긴다는 설명을 학교 과학시간에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럼 건물은 어떨까요? 마찬가지로 흰색으로 칠한 건물일수록 빛을 반사해 시원하겠죠. 건물의 벽면 중 가장 높은 곳에서 오랜 시간 빛을 쐬는 '옥상'을 흰색으로 칠해서 기온을 낮추자는 '쿨 루프(cool roof)' 여의도인터넷 운동도 여기서 착안했습니다. 각자 사는 집의 옥상을 희게 칠하면 냉방비를 아끼는 걸 넘어 전력 생산에 드는 탄소까지 감축하는 기후행동이 되겠지요.

열화상 카메라로 찍어보니...확연한 차이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인간의 체온을 넘어서 37.8도까지 올랐던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3층 소액결제 한도 높이 상가 건물에서 옥상 온도를 측정해봤습니다. 이 건물은 옥상의 절반은 흰색 페인트로 덧칠됐고, 나머지 절반은 녹색의 방수 페인트가 칠해져 있습니다.
반쪽을 점유한 건물주를 설득해 흰색 페인트를 칠한 건 '쿨 루프 전도사'인 조윤석 십년후연구소장입니다. 조 소장은 미국 뉴욕시의 '화이트 루프(white roof)' 캠페인에 착안해 박 여성기업 원순 전 서울시장 재직 당시인 2014년부터 서울시와 협업해 쿨 루프 운동을 시작한 환경운동가로, 이날 온도 측정을 도왔습니다.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상가 건물 옥상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관측한 흰색 면과 녹색 방수페인트 면의 온도 차이가 확연하다. 홍인택 기자
예식장 식대

측정 결과, 볕이 가장 뜨겁던 오후 2시의 옥상 표면 온도는 18도가량 차이났습니다. 흰색 면의 경우 최저 38.1도였고, 지점마다 편차는 있었지만 가장 높은 온도가 나온 게 39.6도였습니다. 측정 당시 주위 공기 온도(34.3도)와 크게 차이나지 않았습니다. 반면, 녹색 면의 경우 최저 온도가 51.8도였고 가장 높은 곳은 56.2도였습니다.
바닥에 손을 짚어보니 온도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습니다. 흰색 면은 따뜻한 정도라면, 녹색 면에선 '손이 익을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녹색 페인트 면의 경우 "한창 더울 땐 70도까지도 올라간다"는 게 조 소장의 설명입니다. 옥탑방에 거주한다면 말 그대로 집 안팎이 '찜질방'이 되는 걸 페인트 색으로 피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통계청의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옥탑 거주 가구는 6만6,000가구에 이릅니다.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건물에서 측정한 흰색 옥상 면의 온도가 39.1도로 비교적 낮다. 홍인택 기자



2도 낮아진 실내 온도 "냉난방 요구량 27% 감소"
옥상 표면의 온도 차이는 실내 온도 차이로 이어지죠. 쿨 루프를 시공하면 건물 실내 온도가 2도 정도 낮아지고, 여름철에 더 큰 감소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2018년 5월부터 1년간 서울 도봉구의 1층 건물에서 쿨 루프가 시공된 건물과 아닌 건물의 온도를 측정한 연구(박재홍 한양대 도시공학과 박사과정)를 볼까요? 두 건물의 여름철 최고 실내 온도는 일반 옥상 건물이 52.6도, 쿨 루프 건물이 49.1도였습니다. 가장 더운 여름철 날씨를 기준으로 쿨 루프 건물의 실내 온도가 3.5도 낮았다는 것입니다.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건물에서 측정한 녹색 옥상 면의 온도가 55.3도로 뜨겁다. 홍인택 기자


이는 흰색 쿨 루프 페인트가 태양 빛을 더 많이 반사하는 데다, 흡수한 열을 대기로 방출하는 열 방사율 또한 높기 때문입니다. 건물의 용도와 규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미국은 빛 반사율 70%, 열 방사율 75% 이상의 도료를 쿨 루프 페인트로 인정한다고 합니다.
아파트 3개 동 옥상 기계실을 각각 ①쿨 루프, ②별도의 도색 없는 시멘트 마감, ③녹색 방수페인트로 마감하고 태양 반사율과 온도를 측정한 조 소장의 석사논문 연구에 따르면, 녹색 페인트의 빛반사율은 20.3%로, 시멘트 마감면(37.8%)보다도 낮았습니다. 실험에서 쿨 루프 페인트 마감면의 태양 반사율은 62.6%로 녹색 페인트의 3배였습니다. 방수페인트가 녹색인 이유는 주재료인 산화크롬이 녹색을 띠기 때문입니다. 시공 편의상 옥상을 방수페인트 색상 그대로 남겨왔던 건데, 이로 인해 건물은 더 더워졌던 셈입니다.
건물 옥상 방수 작업은 방수페인트를 3겹으로 바르고 말리는 과정인데, 3~5년 주기로 새로 작업을 해야 합니다. 만약 방수 작업 주기가 돌아와서 마지막 한 겹만 쿨 루프 페인트로 칠하면 추가적 비용 부담 없이 시원해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겁니다. 15만 원가량 하는 18L들이 쿨 루프 페인트로 50㎡의 면적을 칠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절약되는 에너지는 얼마나 될까요. 연면적 82㎡에 지붕이 평평한 1층 단독 주택에 반사율 77%의 쿨 루프를 시공했을 때 한 해 냉난방 요구량이 27.2% 감소했다는 시뮬레이션(황석호 경남대 건축학부 부교수)도 있습니다. 쿨 루프가 빛과 열을 많이 반사하는 만큼 겨울철에 난방을 늘려야 하기도 합니다만, 한국에서는 여름철 온도 감소 효과가 더 커서 한 해 냉방과 난방을 합치면 이렇게 상당한 감소 효과가 있다는 것이죠.

하늘서 본 흰색 도시 뉴욕...서울은 여전히 녹색



구글 어스 위성 사진으로 본 미국 뉴욕시 워싱턴 스퀘어 파크 인근 지역(위쪽) 건물은 대부분 옥상이 흰색이다. 반면 아래의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인근 위성 사진을 보면 흰색 옥상은 찾기 어렵고 대부분 녹색 지붕을 갖고 있다.


도시 면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건물 지붕이 시원해지니, 자연스럽게 열섬효과(도시 기온이 교외 지역보다 높아지는 현상)도 완화될 수 있습니다. 뉴욕시는 2009년부터 '화이트 루프' 운동 벌였고, 2015년부터는 연간 약 9만3,000㎡(100만 평방 피트)를 칠하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위성 사진으로 뉴욕의 아무 지점이나 찍어서 봐도 건물 옥상이 대부분 흰색인 이유입니다.
반면 서울은 박원순 전 시장 임기인 2014년부터 민관 협력으로 쿨 루프 확산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많은 건물의 옥상이 녹색으로 남아 있습니다. 시와 함께 10년 전부터 각종 쿨 루프 확산 캠페인을 벌였던 조 소장은 공공 기관의 소극적 태도와 시의회의 견제로 사업 추진이 계속 난항이었다고 회고합니다. 단적으로 서울시가 가진 2,000여 개의 건물 중, 방수공사를 새로 해야 하는 건물 40개를 추려서 쿨 루프 시공을 홍보했지만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곳은 없었다고 합니다. 또 시원하게 살고 싶은 세입자가 옥상을 쿨 루프로 칠하고 싶더라도, 그 건물에 살지 않는 건물주가 거절하면 손쓸 방법이 없습니다.



조윤석 십년후연구소장이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쿨 루프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홍인택 기자


그래서 ①한국의 건축 환경과 기후에 쿨 루프가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보다 면밀하게 실증하고 ②건축 관련 법령과 제도를 정비해서 체계적으로 보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한국인 절반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 옥상보다 측벽의 면적이 넓어 쿨 루프보다 '쿨 월(cool wall)'이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또, 현재는 기후 변화에 취약한 집 구조로 인해 늘어난 에너지 비용은 고스란히 세입자의 몫이 돼 임대인이 쿨 루프 시공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이 없습니다. 조 소장이 "에너지 효율이 기준 이하면 임대를 줄 수 없게 하거나, 에너지 효율이 특별히 좋다면 건물의 가치에 반영되도록 규제를 하는 등, 우리 사회의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구글 어스 위성 사진으로 바라본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 경찰서 일대(위쪽)와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도시 풍경. 뉴욕은 흰 지붕의 건물 사이로 나무들이 보이고, 성수동은 녹색 지붕의 건물이 다수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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