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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같이 출근을 될까? 나가자 볼까 없는이기수 한국법학원 원장은 “취임식 때 ‘공부하는 법률가!’라며 큰소리로 외쳤더니 참석자들이 깜짝 놀라더라”며 웃었다.글·사진=장재선 전임기자·김지은 기자
“대한민국의 법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의 법을 우리 한국에 끌어들여서 어떤 사건을 판단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도록 국제 교류를 활성화하는 게 기본 목적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법치주의에 대한 관심을 국제적으로 불러일으켜 세계평화 유지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기수(80) 한국법학원 원장은 2026년 10월에 개최하기 위해 추진하는 세계법률가대회 취지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한국법학원에서 만난 이 원장은 시종 환한 얼굴로 신입생 국가장학금 모든 질문에 시원시원하게 답했다. 서그러운 성품으로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세간의 평이 절로 떠올랐다.
고려대 법대 교수로 재직했던 그는 학생처장, 기획처장 등 보직을 두루 거쳐 법대 학장을 지냈다. 제17대(2008∼2011) 고려대 총장에 선임된 후 글로벌 프런티어 정신을 강조하며 외국어 교육을 강화했다.
상법·경제법, 소상공인진흥원 지적재산권법에 정통한 학자로서 한국상사법학회, 한국저작권법학회,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등도 맡았다. 이승만건국사업회 회장 등 외부 활동도 활발히 펼쳤다.
“제가 대한중재인협회 회장을 하고 있던 2019년에 법률신문에 한국법학원의 재정 악화 기사가 나서 유심히 봤어요. 제가 고려대 재직 때 법학원 사무총장을 한 적이 있거든요. 고 정주영 현 혼합금리 대그룹 창립자의 개인 변호사를 했던 문인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께서 9대 원장(1990∼1996)을 겸할 때였어요. 그래서 법학원이 어떤 곳인지 아는데, 돈 문제가 있다면 내가 맡아서 잘 이끌어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1956년 설립된 한국법학원은 법조계와 학계를 아우르는 대표적 법률가 단체이다. 판사, 검사, 변호사, 군법무관, 적금이자계산방법 대학교수 등이 회원이다. 학술심포지엄을 열고 법률도서관 운영, 다양한 강좌 개설, 영문법전 발간, 해외 유학 지원 등을 해 왔다. 현재 학술지 ‘저스티스(The Justice)’를 간행하고 법학논문상을 시상하며 격년제로 한국법률가대회를 열고 있다.
그는 2022년에 16대 원장으로 선출됐고, 2024년에 재선됐다. 법학원 설립 이후 최초의 러시앤캐시 법학교수 출신 원장이다.
“기존 원장들은 대법관, 장관, 변호사협회장 등을 지내신 분들이라 변호사 자격증을 지니고 변호사 업무를 보시면서 원장 직을 수행했지요. 저는 대학을 물러나서 자유로운 몸으로 일을 한다는 장점이 있지요. 바로 부원장 회의를 상설했어요. 법원행정처 차장, 헌법재판소 사무차장, 법무부 차관,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한국법학교수회 수석부회장 등 이런 분들이 부원장입니다. 각 조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그분들과 3개월에 한 번씩 회의를 하며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추진했지요. 전임 원장들께서 왜 부원장 회의를 안 했는지 모르겠다며 후회를 하더군요.(웃음)”
그는 상임이사회 등 내부 조직을 유기적으로 운영하며 솔직하게 고충을 토로하고 도움을 청하는 방식으로 소통해왔다. 그가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공부하는 법률가’도 그런 소통으로 정착해가고 있다고 자부한다.
“판사, 검사, 변호사, 교수 등이 법률가로서 지속적으로 학문을 탐구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법학원 내부에서도 민사·상사 연구원 6명이 대법원·법무부 연구 과제에 대한 논문을 1년에 2편씩 썼는데, 4편으로 늘렸지요. 세미나를 1년에 두 번 열어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왔습니다.”
내년 10월 개최를 예정으로 진행하는 세계법률가대회는 법학원 7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크다.
“70년사 책자도 발간하는 한편, 격년으로 열어왔던 한국법률가대회를 세계법률가대회로 격상해 세계 속에 한국법학원을 알리자는 의미에서 구상했지요. 지난 18일 제5차 준비위원회를 열어 대주제를 ‘법을 통한 사회통합’으로 정하고, ‘평화 & 인권, 난민’ ‘기후 변화’ 등 소주제 목록 16개도 정리했습니다.”
그는 법학원의 미래가 달려 있는 재정 문제를 차츰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법무부와 대법원에서 지원해 왔는데, 관련 법에 따라 2027년부터는 그 규모가 줄어들게 됩니다. 지난해에 제가 사비를 조금 내고 지인들에게서 1억5000만 원을 기부받아 2억5000만 원을 만들었어요. 올 1월에 1억 원을 기부받았고, 8월에 1억 원을 기업으로부터 기부받기로 했어요.”
그가 ‘조금’이라고 표현한 사비 출연금은 1억 원이다. 솔선수범이 그의 리더십 핵심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나라의 미래를 위해 원로들이 지혜를 모으는 단체인 사단법인 국가원로회의 공동의장이기도 하다. 그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발동 이후 검사 혹은 법률가 출신의 정치인에 대해 우리 국민의 불신이 커졌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으니 이렇게 답했다.
“국민이 보통, 평등, 직접, 비밀선거에 의해 선출한 대통령의 출신 직업을 따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직업보다는 사람, 그리고 정당의 문제이지요.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가 원칙인데, 현재 우리나라는 법의 지배(Rule of Law)가 아니라 법에 의한 지배(Rule by the Law)예요. 정당이 법률을 자기들 정치에 맞게 마음대로 제정해서 시행하며 지배를 하려고 하잖아요.”
그는 자신의 책상에서 헌법재판소가 발간한 소책자 ‘130개의 약속- 대한민국 헌법’을 꺼내왔다.
“여기 헌법 전문에 있는 것처럼 자유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정치가 돼야 합니다. 자기들 입맛대로 법률을 제정해서 시행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의식 없이 뭉개려고 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에서 벗어난 거예요. 직업, 지역을 넘어서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합니다.”
장재선·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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