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사연 공모전(제목: 메론으로 찾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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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flslwhgdk 댓글 0건 조회 220회 작성일 19-11-05 23:5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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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론으로 찾은 행복
저는 현재 군복무를 하고 있는 군인입니다.
지금은 전역을 4개월 정도 앞두고 있지만 약17개월 전 수료식날 느꼈던 행복한 감정을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요즘 군대가 다들 많이 편해졌고 좋아진건 사실이지만, 훈련소는 여전히 힘듭니다.
2018년 5월말에 공군 기본군사훈련단(이하 기훈단)에 입소한 저는 당시 98키로였습니다.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고 입대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에 점심, 저녁, 야식을 꼬박꼬박 챙겨먹었기 때문에 급격히 살이 쪘습니다.
이렇게 많이 먹고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던 저에게 기훈단에서의 첫 식사는 충격이었습니다. 항상 자극적인 음식, 기름진 음식을 먹다가 건강하고 맛없는 음식을 접한 저는 밥을 별로 먹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훈련의 강도가 올라가고 몸이 힘들고 배고파지면서 기훈단의 밥이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쉽게 밥을 먹지는 못했습니다. 밥을 먹기 위해서는 30분 동안 땡볕에 차렷 자세로 차례를 기다리다가 들어가기 위해서는 식당 입장 구호와 공군 목표 등 목적암기 내용을 크게 외쳤어야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밥과 반찬의 양은 정량만을 받아야 했고 밥을 먹을 때는 포크숟가락만 사용 하였으며, 한 테이블 인원이 6명 모일때까지는 식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왼손을 식탁에 올리거나 대화를 하다가 조교에게 걸리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 엎드려뻗쳐를 하거나 앉았다 일어 났다를 하는 동기부여를 받아야 했습니다.
사회에 있을때는 그날 뭐먹을지 고민하는게 즐겁고 기대되는 일이었는데 기훈단에서는 밥먹는 시간이 너무 괴로웠습니다.
그래도 아버지가 항상 저에게 말씀하시길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고 매일 엎드려서 지내던 저의 훈련소 생활도 끝무렵이 다가왔습니다. 화생방, 행군, 유격훈련, 기지방어 훈련 등 수많은 시련과 고통속에 같은 해 7월에 기훈단을 무사히 수료했습니다.
훈련소 수료 후 어떤 음식을 먹을지는 동기들과 나눴던 많은 주제 중 하나였습니다. 저는 꼭 치킨, 고기, 피자, 라면처럼 기름지고 짭짤한 음식을 먹고싶다고 계속 생각 해왔고 그 음식을 먹으면 정말 행복할거라고 생각하고 기대했습니다.
아니 그냥 밥먹을 때 계속 화내는 조교들만 없어도 좋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기훈단 수료식은 여자친구만 왔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맞벌이이기도 했고 훈련소(경상남도 진주)가 집과 너무 멀어서 여자친구가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여자친구와 함께 집으로 가는 길에 여자친구는 저에게 어떤 음식을 먹고 싶은지 물어봤고 저는 훈련소에서 생각해왔던 기름진 음식과 자극적인 음식들을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면 치킨이나 고기를 먹자고 하며, 버스를 타고 가고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내주었습니다.
수료식하고 점심을 못 먹은 저를 위해 미리 도시락을 싸왔던 것입니다. 도시락에는 샌드위치와 주먹밥이 있었습니다. 여자친구가 만들어준 샌드위치와 주먹밥은 엄청나게 화려한 음식은 아니었지만, 정말 맛있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배고팠던 저는 샌드위치와 주먹밥을 순식간에 다 먹었는데 여자친구가 가방에서 메론을 꺼냈습니다. 평소에 메론을 좋아했고 간간히 얘기한적이 있으나 여자친구와 있을 때 자주 먹은 과일은 아니어서 놀랐습니다.
여자친구가 싸온 메론은 저에게 수많은 감정을 떠올리게 해줬습니다. 군대에 오기전 집에 있으면 어머니가 자주 주시던 평범한 일상과 같은 메론부터 훈련소에서 조그만 한조각씩 줘서 감질나던 메론, 그리고 여자친구가 수료식때 만날 저를 생각하면서 꼭두새벽부터 준비해온 메론, 그런 감정들 속에서 다시 느끼는 행복한 감정이 있었습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는 이것이 행복인지 몰랐습니다. 어머니가 챙겨주던 메론,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저를 챙겨주던 것은 당연한 것인줄 알았습니다.
힘든 순간, 어려운 순간을 겪을 때는 간절하고 아쉬웠습니다. 훈련소에서 감질나던 메론, 평소에 못겪어본 힘든일이 생기고 상황이 어려워지고 나서야 평범한 일상이 소중했던 것을 알았습니다.
힘든 순간이 끝나고나니 아주작고 사소한 기쁨도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수료식을 위해 여자친구가 챙겨온 메론,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저를 챙겨준다는 것이 너무 고맙고 행복한일이었습니다. 또한, 어려운 상황과 힘든 상황 속에서도 나를 생각해주고 위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제가 느낀 행복은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고 나에게 소중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항상 제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제가 못난 행동을 해도 저를 이해해주고 제 생각을 많이 해주며, 사랑해주는 부모님과 여자친구에게 감사하고 덕분에 행복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엄마, 아빠, 여자친구 모두 사랑합니다! 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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