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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계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객관식 시험'이라는 칭송과 '교실 수업을 망치는 주범'이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는 시험이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다. 1993년, 학력고사로 대표되는 암기식 시험 체계에서 한국 교육을 구해 줄 '구원자'로 등장했지만 인공지능(AI) 혁명 시대의 인재 역량을 평가하기에는 맞지 않아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커졌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영어 불수능' 논란이 촉발한 수능 비판론과 이에 맞선 옹호론을 집중 취재했다. 또 수능 출제에 관여한 내부자가 전하는 깊은 뒷이야기를 바탕으로 서른세 살이 된 이 시험이 어떻게 거듭나야 할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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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5일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성적표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도 한때는 '교육 혁신'의 상징이었다. 단일 10원야마토게임 국정 교과서를 쓰던 시절, 수험생들이 교과서를 달달 외워 암기 능력을 검증받던 학력고사(1982~1993학년도)와 달리 수능에는 시험지에 제시된 지문을 읽고 생각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왔다. 사상 첫 수능이 치러진 다음 날인 1993년 8월 21일, 한국일보는 1면 기사에서 이 시험이 교육 현장에 불러올 새바람을 기대했다. "수능 시험은 단순 암기보다 야마토게임 는 기본개념과 원리의 이해 및 적용, 종합적 추론 능력을 측정하는 데 비중을 둬 일선 고교와 학원들이 새로운 학습 방법과 교재 개발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수능은 이후 30여 년간 매년 11월 둘째 주 수요일 치러졌지만 그 형태는 조금씩 계속 변모했다. 변화의 주된 목적인 사교육을 줄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쉬운 수능 바다이야기2 '은 문제풀이 능력에 따라 학생을 일렬로 줄 세우는 기능이 약해졌다. 결국 수능은 '학업 부담 완화'와 '변별력 확보'라는 동시에 잡을 수 없는 목표를 추구하다가 점점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변해갔다. 이 과정에서 사교육비가 폭증하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2026학년도까지 33차례 치러진 수능의 변천사를 정리했다.
원래 오리지널바다이야기 수능의 목적은 최소한의 '사고력 평가'였다
2026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13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수능은 1990년 초 처음 등장했다. 시험 개발에 참여한 박도순 고려대 명예교수(1대 교육과정평가원장)에 따르면 "해방 이후 입시 정책을 분석하고, 100개 넘는 나라의 입시 제도를 검토해 벤치마킹할 지점을 찾아서 만든 시험이 수능"이었다. 시행 첫해 수능은 대학별고사(본고사) 이전에 학생들의 실력을 평가하는 예비고사 성격이 강했다. 정문성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2024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는 "시행 초기 수능은 (학력고사로 대표되는) 단순 암기 시험과 다르다는 이유로 반응이 좋았다"며 "(애초 입시 참고자료 정도로 구상했던 수능을) 대학들이 공신력 있는 입시 지표로 쓰면서 대입 시험으로 변질됐다"고 설명했다.
1998년 대학별고사가 금지되면서 대입에서 수능 비중이 본격적으로 커졌다. 이 무렵 수능 총점제가 대입 경쟁 과열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전 과목 만점은 400점이었는데 대학들이 과목별 원점수를 모두 더한 총점을 기준으로 합격선을 정하다 보니 1점 차로 합격 여부가 갈렸다. 박 명예교수는 "지필 학력 검사는 오차가 크다. 미국의 유명한 지능검사도 측정오차가 ±6이라 90점이나 100점이나 능력의 차이를 가를 수 없다"며 불과 몇 점 차이로 학생 능력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비판했다.
이에 2002학년도 수능에서 처음으로 '9등급제'가 도입됐다. 성적 지표를 단순화해 미세한 점수 경쟁을 줄이자는 취지였다. 총점제보다는 경쟁이 조금 완화됐지만 등급제가 도입되고도 근소한 점수 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일은 계속됐다.
수험생을 위한 개편, 공정성 논란으로 이어져
그래픽=박종범 기자
2005학년도 수능부터는 제7차 교육과정을 반영해 과목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수리 영역은 가·나형으로 나뉘었고, 직업탐구 영역이 새로 생겼다. 사회·과학 탐구 영역에선 수험생이 선택과목 중 네 개를 택해 시험 볼 수 있게 됐다. 수험생이 적성과 진로에 따라 과목을 고르도록 한다는 취지였지만, 학생들은 적성을 고려하기보다는 점수 얻기 좋은 과목을 택했다. 이에 따라 선택과목 유불리 논란이 커졌다.교육 획일화 탈피와 공정성 확보라는 두 목표는 서로 부딪힌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
수험생 선택의 폭을 넓혔다가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일은 2014학년도에도 반복됐다. 국어·수학·영어를 난이도에 따라 A·B형으로 나누는 수준별 시험이 도입되면서다. 학생 수준에 맞는 시험을 치르게 해 학업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이후 대입 전형에서 주요 상위 대학이 사실상 B형 응시를 요구하면서 A형을 택한 수험생은 불리해지는 부작용이 생겼다. 결국 수준별 시험 제도는 시행 3년 만에 폐지됐다.
영어 사교육 잡겠다던 '절대평가제'…국어, 수학으로 옮겨가
지난달 13일 서울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에서 2026 대입 정시모집 대비 진학지도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단 하루 동안 인생이 걸린 시험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의 심리적 압박이 극심해졌다. 또 사회적 비용도 커지자 2010년대 이후 수능 개편은 주로 사교육 과열 등 입시 경쟁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노무현 정부 때 도입한 'EBS 연계 출제 정책'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1학년도부터 연계율이 70% 선으로 대폭 올라갔다. EBS 교재에 나온 지문, 도표, 개념 등을 수능에 출제해 비싼 학원에 다니지 않고도 수능을 잘 볼 수 있게 하려는 취지였다. 또 2018학년도부터는 영어 과목을 절대평가로 치렀다.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 능력을 갖췄다면 수험생 10만 명이든, 20만 명이든 1등급을 줘 영어 사교육을 잡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수능이 '변별력 확보 수단'으로 활용되는 이상 첨예한 점수 경쟁은 사라질 수 없었다. 영어에 시간을 덜 들이게 된 학생들은 국어와 수학에 더 많은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또 선택과목에 따른 입시 전략 싸움은 더 치열해졌다.
2028학년도부터는 과목별 유불리 논란을 해소하고자 통합형 수능이 시행될 예정이다. 국어와 수학 모두 공통 문항으로 평가하고, 탐구영역은 모든 수험생이 공통사회와 공통과학에 필수 응시하게 된다. 과목·계열 경계를 없애면 입시 전략이 단순화되고 수험생의 융합적 사고력도 향상될 거라는 전망이 있지만, 일각에선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가 어려워질뿐더러 이공계 지망 학생의 심화 수학 수준이 저하될 거란 우려도 나온다.
수능 출제에 참여한 교육계 인사들은 "숱한 개편과 보완을 거친 현재 수능은 현존하는 객관식 평가 시험 중 최선으로 고도화돼 있다"는 평을 내놓는다. 하지만 동시에 선택과목 간 유불리에 따른 '사탐런'(이공계 진학 희망 수험생이 과학탐구 대신 공부 부담이 적은 사회탐구 영역을 선택하는 현상), '물·불수능' 논란 등 수능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은 해결되지 못했다. 30여 년간 땜질식 수리만 반복해온 수능은 이제 현 체제를 계속 유지할지 혹은 선발 방식 자체를 재설계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 목차별로 읽어보세요
① <1회>설계자의 고백
• "교수도 못 푸는 문제 왜 내냐고요?" 수능 내부자 12명의 고백(www.hankookilbo.com/News/Read/A2026011909230005914)
•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6011617520002598)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세계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객관식 시험'이라는 칭송과 '교실 수업을 망치는 주범'이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는 시험이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다. 1993년, 학력고사로 대표되는 암기식 시험 체계에서 한국 교육을 구해 줄 '구원자'로 등장했지만 인공지능(AI) 혁명 시대의 인재 역량을 평가하기에는 맞지 않아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커졌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영어 불수능' 논란이 촉발한 수능 비판론과 이에 맞선 옹호론을 집중 취재했다. 또 수능 출제에 관여한 내부자가 전하는 깊은 뒷이야기를 바탕으로 서른세 살이 된 이 시험이 어떻게 거듭나야 할지 살펴봤다.
바다이야기무료머니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5일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성적표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도 한때는 '교육 혁신'의 상징이었다. 단일 10원야마토게임 국정 교과서를 쓰던 시절, 수험생들이 교과서를 달달 외워 암기 능력을 검증받던 학력고사(1982~1993학년도)와 달리 수능에는 시험지에 제시된 지문을 읽고 생각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왔다. 사상 첫 수능이 치러진 다음 날인 1993년 8월 21일, 한국일보는 1면 기사에서 이 시험이 교육 현장에 불러올 새바람을 기대했다. "수능 시험은 단순 암기보다 야마토게임 는 기본개념과 원리의 이해 및 적용, 종합적 추론 능력을 측정하는 데 비중을 둬 일선 고교와 학원들이 새로운 학습 방법과 교재 개발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수능은 이후 30여 년간 매년 11월 둘째 주 수요일 치러졌지만 그 형태는 조금씩 계속 변모했다. 변화의 주된 목적인 사교육을 줄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쉬운 수능 바다이야기2 '은 문제풀이 능력에 따라 학생을 일렬로 줄 세우는 기능이 약해졌다. 결국 수능은 '학업 부담 완화'와 '변별력 확보'라는 동시에 잡을 수 없는 목표를 추구하다가 점점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변해갔다. 이 과정에서 사교육비가 폭증하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2026학년도까지 33차례 치러진 수능의 변천사를 정리했다.
원래 오리지널바다이야기 수능의 목적은 최소한의 '사고력 평가'였다
2026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13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수능은 1990년 초 처음 등장했다. 시험 개발에 참여한 박도순 고려대 명예교수(1대 교육과정평가원장)에 따르면 "해방 이후 입시 정책을 분석하고, 100개 넘는 나라의 입시 제도를 검토해 벤치마킹할 지점을 찾아서 만든 시험이 수능"이었다. 시행 첫해 수능은 대학별고사(본고사) 이전에 학생들의 실력을 평가하는 예비고사 성격이 강했다. 정문성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2024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는 "시행 초기 수능은 (학력고사로 대표되는) 단순 암기 시험과 다르다는 이유로 반응이 좋았다"며 "(애초 입시 참고자료 정도로 구상했던 수능을) 대학들이 공신력 있는 입시 지표로 쓰면서 대입 시험으로 변질됐다"고 설명했다.
1998년 대학별고사가 금지되면서 대입에서 수능 비중이 본격적으로 커졌다. 이 무렵 수능 총점제가 대입 경쟁 과열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전 과목 만점은 400점이었는데 대학들이 과목별 원점수를 모두 더한 총점을 기준으로 합격선을 정하다 보니 1점 차로 합격 여부가 갈렸다. 박 명예교수는 "지필 학력 검사는 오차가 크다. 미국의 유명한 지능검사도 측정오차가 ±6이라 90점이나 100점이나 능력의 차이를 가를 수 없다"며 불과 몇 점 차이로 학생 능력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비판했다.
이에 2002학년도 수능에서 처음으로 '9등급제'가 도입됐다. 성적 지표를 단순화해 미세한 점수 경쟁을 줄이자는 취지였다. 총점제보다는 경쟁이 조금 완화됐지만 등급제가 도입되고도 근소한 점수 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일은 계속됐다.
수험생을 위한 개편, 공정성 논란으로 이어져
그래픽=박종범 기자
2005학년도 수능부터는 제7차 교육과정을 반영해 과목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수리 영역은 가·나형으로 나뉘었고, 직업탐구 영역이 새로 생겼다. 사회·과학 탐구 영역에선 수험생이 선택과목 중 네 개를 택해 시험 볼 수 있게 됐다. 수험생이 적성과 진로에 따라 과목을 고르도록 한다는 취지였지만, 학생들은 적성을 고려하기보다는 점수 얻기 좋은 과목을 택했다. 이에 따라 선택과목 유불리 논란이 커졌다.교육 획일화 탈피와 공정성 확보라는 두 목표는 서로 부딪힌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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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사교육 잡겠다던 '절대평가제'…국어, 수학으로 옮겨가
지난달 13일 서울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에서 2026 대입 정시모집 대비 진학지도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단 하루 동안 인생이 걸린 시험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의 심리적 압박이 극심해졌다. 또 사회적 비용도 커지자 2010년대 이후 수능 개편은 주로 사교육 과열 등 입시 경쟁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노무현 정부 때 도입한 'EBS 연계 출제 정책'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1학년도부터 연계율이 70% 선으로 대폭 올라갔다. EBS 교재에 나온 지문, 도표, 개념 등을 수능에 출제해 비싼 학원에 다니지 않고도 수능을 잘 볼 수 있게 하려는 취지였다. 또 2018학년도부터는 영어 과목을 절대평가로 치렀다.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 능력을 갖췄다면 수험생 10만 명이든, 20만 명이든 1등급을 줘 영어 사교육을 잡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수능이 '변별력 확보 수단'으로 활용되는 이상 첨예한 점수 경쟁은 사라질 수 없었다. 영어에 시간을 덜 들이게 된 학생들은 국어와 수학에 더 많은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또 선택과목에 따른 입시 전략 싸움은 더 치열해졌다.
2028학년도부터는 과목별 유불리 논란을 해소하고자 통합형 수능이 시행될 예정이다. 국어와 수학 모두 공통 문항으로 평가하고, 탐구영역은 모든 수험생이 공통사회와 공통과학에 필수 응시하게 된다. 과목·계열 경계를 없애면 입시 전략이 단순화되고 수험생의 융합적 사고력도 향상될 거라는 전망이 있지만, 일각에선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가 어려워질뿐더러 이공계 지망 학생의 심화 수학 수준이 저하될 거란 우려도 나온다.
수능 출제에 참여한 교육계 인사들은 "숱한 개편과 보완을 거친 현재 수능은 현존하는 객관식 평가 시험 중 최선으로 고도화돼 있다"는 평을 내놓는다. 하지만 동시에 선택과목 간 유불리에 따른 '사탐런'(이공계 진학 희망 수험생이 과학탐구 대신 공부 부담이 적은 사회탐구 영역을 선택하는 현상), '물·불수능' 논란 등 수능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은 해결되지 못했다. 30여 년간 땜질식 수리만 반복해온 수능은 이제 현 체제를 계속 유지할지 혹은 선발 방식 자체를 재설계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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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1회>설계자의 고백
• "교수도 못 푸는 문제 왜 내냐고요?" 수능 내부자 12명의 고백(www.hankookilbo.com/News/Read/A2026011909230005914)
•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6011617520002598)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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