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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세계 주요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인 유럽은 올 상반기 작년 대비 25% 증가한 119만대의 전기차 판매고를 기록했다. 한국과 일본 역시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각각 42%, 13% 늘었다.
주요 국가들이 위기에 빠진 자국 전기차 기업들을 살리기 위해 보조금을 속속 확대하는 동시에, 자동차 업체들도 생존을 위해 중소형, 저가 위주의 소위 ‘가성비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성비 신차에 보조금 확대 주효
유럽의 주요 전기차 시장인 독일· 인터넷전화신청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4국에선 올해 상반기 르노의 소형 해치백 ‘R5’가 전기차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테슬라의 중형 SUV ‘모델Y’가 수년간 차지해 온 1위 자리를 빼앗은 것이다. 우리 돈으로는 4100만원으로, 올 초 출시되자마자 ‘가성비 차’라는 입소문을 탄 덕분이다. 독일 폴크스바겐의 준중형 해치백 ID.3도 상대적으로 인천취업알선 낮은 가격(한화 기준 4000만원대)을 앞세워 3위로 치고 올라왔다. 작년 상반기엔 테슬라의 6000만~7000만원대 고가 전기차(모델Y·모델3)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는데 올해는 4000만원대 차량이 일제히 톱 3에 오른 것이다.



그래픽=송윤혜

유승한내들
한국도 작년 하반기부터 3000만원 안팎에 구매 가능한 전기차가 속속 출시되며 전기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기아의 소형 SUV ‘EV3′, 현대차 소형 SUV ‘캐스퍼 일렉트릭’이 대표적이다. 시장조사 업체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는 EV3(2 한달육아비 만 5067대)였다. 캐스퍼 일렉트릭(1만2352대)도 4위에 오르며 ‘가성비의 힘’을 보여줬다.
유럽이 전기차 보조금을 다시 지급하기 시작한 것도 시장 반등에 마중물 역할을 했다. 지난해 9월 독일이 보조금을 재개했고 스페인도 올 4월 이 대열에 합류했다. 스페인과 독일의 올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84%, 35% 제한대학명단 늘었다. 유럽이 보조금을 되살린 건 미국 테슬라와 중국 업체들에 시장이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유럽은 작년 9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자국 업체들에는 유리한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확대하고 있다.
◇저가 경쟁에 美도 참전
미국 업체들도 가성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가성비 제왕인 중국의 미국 시장 진입이 차단된 상태에서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은 대형과 고급 전기차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유럽과 남미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 유럽 현지 업체들이 치열한 ‘가성비’ 경쟁을 벌이자,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지난 11일 포드는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자해 켄터키주 루이빌 공장 내연차 라인을 전기차 전용 라인으로 전환하고, 3만달러(약 4200만원)의 중형 전기 픽업트럭 등 보급형 전기차를 출시하기로 했다. GM(제너럴모터스)도 2023년 단종시킨 3만달러 안팎 소형 전기 해치백 ‘볼트 EV’를 올해 말 재출시한다. 미국에선 오는 9월 말 전기차 구매 시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 폐지를 앞두고 있어, 보조금 없이도 구매 가능한 가격대 라인업을 늘리는 게 더 중요해지고 있다.
가성비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살아나면서 배터리 업계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2분기, 6분기 만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흑자를 기록했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발 배터리 공급 과잉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