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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이 그는 일상으로 대답했다. 대로 성언에게 발린(시사저널=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나는 춤을 추는 신을 믿겠다'고 했다. 인간을 자유롭게 긍정하는 그 무엇만이 종교가 될 수 있다는 역설의 표현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오직 춤을 추는 사람들로 가득한 《시라트》 속 신의 선택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제78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이 영화가 하나 더 챙긴 트로피의 정체는 사운드트랙상. 사막 한가운데 울려 퍼진 실험적 음악이 일군 영화적 성취에 주어진 상이다. 영화 속에서 이 음악은 광활한 사막을 타고 흐르는 죽음과 절망을 위로하는 일렉트로닉 레퀴엠과 다름없다. 신과 음악, 인간의 운명과 사막. 칸의 바다이야기모바일 첫 상영부터 전 세계 관객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시라트》는 그 사이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한다.
영화 《시라트》 포스터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세상의 종말 앞에서도 춤을 추는 사람들
시라트(Sir 야마토게임연타 at)는 이슬람에서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다리를 뜻한다. 영화는 이곳에 얽힌 섬뜩한 경고로 시작한다. '건너려는 자 명심하라. 그 길은 머리카락보다 가늘고 칼날보다 날카롭다.' 구원을 향하는 인간의 나약함이 멋쩍게 느껴지는 사이, 화면은 이내 흙먼지가 날리는 드넓은 사막을 비춘다. 크고 무거운 것을 나르고 쌓는 인부들의 분주함 사이로 이내 대형 스피커의 바다이야기오락실 위용이 드러난다.
깎아지른 협곡을 배경으로 줄지어 쌓아둔 스피커에서는 심장을 쿵쿵 울리는 낮은 비트가 반복되는 일렉트로닉 음악이 흘러나온다. 밤낮없이 이어지는 파티의 서막이다. 레이브는 창고나 클럽 같은 넓은 공간에서 일렉트로닉 음악에 맞춰 춤추는 이들이 벌이는 파티다. 이 문화를 즐기고 대안적 공동체 생활을 지향하며 떠도는 레이버들은 극 바다이야기사이트 중 한 인물의 말마따나 "듣기 위한 게 아니라 춤을 추기 위한 음악"에 몸을 맡긴다. 《시라트》의 시작은 극장의 관객과 사막의 레이브를 잇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진입로다. 레이버로 등장하는 모든 인물을 전문 배우가 아닌 실제 레이버들로 캐스팅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낮과 밤, 각자의 리듬대로 자유롭게 춤추는 무아지경의 인파 속에 이곳의 바다이야기게임장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명의 낯선 사람이 등장하며 《시라트》의 본격적 문이 열린다. 레이브 파티에 가겠다며 집을 나간 딸을 찾아나선 루이스(세르지 로페즈)와 어린 아들 에스테반(브루노 누녜스 아르호나)이 흘러 흘러 이곳까지 온 것이다.
사막의 파티가 이어지는 사이 바깥은 이내 전쟁이 시작된 듯하고, 줄지어 등장한 민간인 수송 군용 차량들이 불안의 정조를 높인다. 그래도 춤을 추려는 사람들과 가족을 찾으려는 의지는 쉽사리 꺾이지 않는다. 사막의 다른 레이브 파티로 향하려는 제이드(제이드 우키드) 무리가 수송 대열에서 이탈하자, 다른 대안이 없는 루이스와 에스테반도 그들의 뒤를 따른다. 뚜렷한 행선지 없이 인물들이 탄 트럭이 질주하는 사이에 라디오에서는 국경을 넘으려는 민간인 행렬과 국제기구 책임자들의 성명이 발표되고 있다. 턱끝까지 다가온 듯한 세상의 종말, 흙먼지만 날리는 황량함 속에서도 이들은 멈추지 않는다.
《시라트》의 사막은 《매드 맥스》 시리즈 등으로 대변되는 포스트아포칼립스의 세계관을 경유하고, 서부극의 비정함을 전혀 다른 풍경으로 펼쳐낸 유랑민들의 공간이다. 웅장하고 멋진 풍경에서 오는 감흥이 아니라 정반대로 무심하게 광활하다는 점에서 압도적이다. 너무도 거대한 광활함이라 마치 우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 안에서 또 다른 레이브 파티로 향하겠다는, 가족을 찾겠다는 인물들의 목적은 점차 희미해진다. 사막의 길이 어느덧 생사를 가를 정도로 험난해지지만 그들은 그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영화 《시라트》 스틸컷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삶의 취약성과 고약한 운명에 맞서는 일
여정이 이어지며 제이드 일행과 루이스 부자 사이에는 느슨한 유대감이 피어오른다. 이해관계가 없음에도 식량과 자동차 연료를 나누거나 서로를 연민하고 돕는 마음은 이들의 오아시스다. 서로를 배신하지 않는 인간성이 관객을 안심시킨다. 저마다의 사연이 구체적으로 풀이되진 않지만, 팔과 다리 등 신체 부위를 일부 잃은 레이버들의 육체에서는 그들이 지나온 삶이 엿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즈음부터 올리베르 라세 감독은 본격적으로 관객의 기대를 배반해 간다. 예상을 모두 비껴가는 비극의 연속이 충격으로 엄습해 온다. 인간을 둘러싼 모든 사회·문화적 체제에서 벗어난 이들이 발 딛고 선 사막은 삶과 죽음, 오직 두 가지 경로만이 명료하게 주어진 시험대다. 심장을 울리며 이어지는 음악의 비트와 광폭한 엔진 소리, 위협적인 바람 소리에 정신없이 휘둘리다가 돌연히 찾아오는 침묵의 순간은 《시라트》가 제시하는 가장 궁극의 공포다.
연이은 고난 앞에 모두가 신을 찾지만 그의 인정과 긍휼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존재한다면 《시라트》의 신은 가차 없고 냉혹한 형벌만을 내리는 존재일 것이 분명하다. 인물들은 어느덧 복불복 주사위에 운명을 맡긴 존재들이며, 사막은 이들을 가둔 거대한 연옥처럼 보일 정도다. 그제야 이곳이 머리카락보다 가늘고 칼날보다 날카로운 길임이 실감된다.
바로 눈앞의 상황마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삶은 가혹하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의 운명이기도 하다. 인간은 이해할 수 없이 벌어지는 일에 인과를 만들어 자신을 보호하려 하지만, 삶의 모든 모양은 인과로 설명될 수 없다. 죽음이 대표적이다. 그 모든 것을 점차 받아들이는 듯한 루이스의 행보는 어느덧 모든 것을 잃고 파괴된 영웅의 여정과 닮아있다. 사막이 영적이고 신화적인 배경으로 또 한 번 그 모습을 바꾸는 사이, 소음에 지나지 않던 레이브의 음악은 어느덧 루이스에게도 음악으로 들린다. 춤추는 몸은 어느덧 고통을 드러내고 삶의 취약성에 대항하는 하나의 의식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결국 모든 것이 통제 불가능한 운명론에 의한 것이었다는 패배 의식에 잠식된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고통과 죽음의 공포 앞에서 삶을 더 또렷하게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우리는 삶을 예측할 수 없으므로 메마른 사막을 견디고 건너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혼돈으로 가득한 종말의 시기가 온다 해도 멈추지 말고 걸어야 한다는 것. 발밑의 죽음을 두려워하느라 나아가지 못하는 대신, 고통에 맞서는 망각의 춤이라도 추어야 한다는 것. 그저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깨달음이 선명해진다.
모래폭풍에 맞서며 필름 카메라를 들고 실제로 사막에서 감행한 이 영화의 촬영은 안전한 선택지를 벗어난 모험의 경로다. 공간과 음악, 충격을 선사하는 이야기까지 극장에서 스크린이 제공할 수 있는 극한의 몰입을 위해 존재한다. 인간이 상상하는 거의 모든 것을 이미지로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 이 영화의 실험처럼 '진짜'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스펙터클이 극장의 마지막 시험대일지 모른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나는 춤을 추는 신을 믿겠다'고 했다. 인간을 자유롭게 긍정하는 그 무엇만이 종교가 될 수 있다는 역설의 표현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오직 춤을 추는 사람들로 가득한 《시라트》 속 신의 선택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제78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이 영화가 하나 더 챙긴 트로피의 정체는 사운드트랙상. 사막 한가운데 울려 퍼진 실험적 음악이 일군 영화적 성취에 주어진 상이다. 영화 속에서 이 음악은 광활한 사막을 타고 흐르는 죽음과 절망을 위로하는 일렉트로닉 레퀴엠과 다름없다. 신과 음악, 인간의 운명과 사막. 칸의 바다이야기모바일 첫 상영부터 전 세계 관객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시라트》는 그 사이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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깎아지른 협곡을 배경으로 줄지어 쌓아둔 스피커에서는 심장을 쿵쿵 울리는 낮은 비트가 반복되는 일렉트로닉 음악이 흘러나온다. 밤낮없이 이어지는 파티의 서막이다. 레이브는 창고나 클럽 같은 넓은 공간에서 일렉트로닉 음악에 맞춰 춤추는 이들이 벌이는 파티다. 이 문화를 즐기고 대안적 공동체 생활을 지향하며 떠도는 레이버들은 극 바다이야기사이트 중 한 인물의 말마따나 "듣기 위한 게 아니라 춤을 추기 위한 음악"에 몸을 맡긴다. 《시라트》의 시작은 극장의 관객과 사막의 레이브를 잇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진입로다. 레이버로 등장하는 모든 인물을 전문 배우가 아닌 실제 레이버들로 캐스팅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낮과 밤, 각자의 리듬대로 자유롭게 춤추는 무아지경의 인파 속에 이곳의 바다이야기게임장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명의 낯선 사람이 등장하며 《시라트》의 본격적 문이 열린다. 레이브 파티에 가겠다며 집을 나간 딸을 찾아나선 루이스(세르지 로페즈)와 어린 아들 에스테반(브루노 누녜스 아르호나)이 흘러 흘러 이곳까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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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트》의 사막은 《매드 맥스》 시리즈 등으로 대변되는 포스트아포칼립스의 세계관을 경유하고, 서부극의 비정함을 전혀 다른 풍경으로 펼쳐낸 유랑민들의 공간이다. 웅장하고 멋진 풍경에서 오는 감흥이 아니라 정반대로 무심하게 광활하다는 점에서 압도적이다. 너무도 거대한 광활함이라 마치 우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 안에서 또 다른 레이브 파티로 향하겠다는, 가족을 찾겠다는 인물들의 목적은 점차 희미해진다. 사막의 길이 어느덧 생사를 가를 정도로 험난해지지만 그들은 그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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