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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현대자동차그룹과 루이지애나 제철소 지분 투자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루이지애나 제철소 투자금 8조5000억원 가운데 절반을 현대제철 등 계열사와 외부 투자자에게서 조달한다고 밝혔는데, 핵심 외부 투자자로 포스코가 나선 것이다. 농협신용대출이자 나머지 투자금은 차입을 통해 마련한다.
두 그룹은 포스코의 참여 방식과 투자 금액 등 세부 사안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지애나 제철소 지분 투자에는 세계 2위 철강기업인 인도 아르셀로미탈 등도 관심을 보이는 만큼 포스코와의 협상 과정에서 현대제철의 파트너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제철과 포스코의 ‘ 천안 아파트 전세 루이지애나 동맹’이 성사되면 동종업계에서 경쟁하는 국내 라이벌 기업이 해외에서 손을 잡은 첫 번째 사례다. 두 회사가 공동 투자 아이디어를 떠올린 데는 이유가 있다. 미국의 관세 폭탄을 돌파할 방법은 현지 생산뿐이지만 ‘나 홀로 투자’하기에는 부담이 커서다. 공동 투자·생산을 하면 현대제철은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포스코는 미국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는 점에 20대 사장 서 윈윈이 된다고 본 것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 철강을 미국에 수출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달 발효된 25% 관세 여파로 수익성이 좋은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동맹이 성사되면 향후 협업 대상이 수소환원제철 등 미래 프로젝트 공동 연구개발(R&D)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쌍용자동차 대리점


 국내 1·2위 철강업체, 해외 공동투자·생산 검토철강 '코리아 원팀' 성사되나
국내 철강업계 1, 2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관계는 가전업계 삼성·LG, 유통업계 롯데·신세계와 비슷하다. 같은 시장을 놓고 싸우는 라이벌이다 보니 시도 때도 없이 부딪친다. 2004년 현대제철 인성저축은행 (당시 INI스틸)이 포스코가 독점하던 고로 건설에 나섰을 때 포스코가 자동차 강판으로 쓰이는 열연제품 공급을 끊어버린 게 대표적이다. 이후에도 두 회사는 고강도 강판 성형 기술인 ‘핫스탬핑’ 특허 소송으로 맞붙는 등 여러 차례 충돌했다.
 ◇라이벌이 손잡고 ‘관세폭탄’ 돌파
이런 두 회사의 관계를 ‘파트너’로 돌려세운 건 바로 미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지난달 발효된 ‘수입 철강재 25% 관세’를 이겨내려면 현지 생산 외엔 다른 방법이 없어서다. 미국 루이지애나에 일관제철소를 건립하기로 한 현대제철은 포스코와 힘을 합치면 투자 리스크를 대폭 줄일 수 있고, 포스코 역시 미국 진출 숙제를 단번에 해결한다. 윈윈이란 얘기다. 두 회사의 공동 투자가 성사되면 “국내 산업계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코리아 원팀’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포스코는 오래전부터 미국 제철소 건립을 놓고 고심해왔다. 10여 년 전 검토한 앨라배마 열연·냉연 공장 설립 프로젝트는 높은 인건비 등이 부담돼 접었고, 얼마 전까지 들여다본 미국 철강사 지분 투자 및 조인트벤처(JV) 설립도 실현 가능성이 떨어져 흐지부지됐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 프로젝트가 터져 나오자 포스코는 ‘경쟁사에 선수를 빼앗겼다’는 반감을 갖기보다 새로운 기회로 봤다. 미국 시장 진출이란 해묵은 숙제를 우회적으로 해결할 카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제철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중국의 저가 공세와 국내 건설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곳간’이 비어가는 상황에서 철강을 잘 아는 ‘큰손’을 우군으로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2년 말 1조7000억원에서 작년 말 1조3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렇다고 ‘트럼프 관세폭탄’에 대비해 실탄을 마련해야 하는 현대차와 기아에 마냥 손을 벌릴 수도 없는 터. 미국 진출을 오랜 기간 준비한 데다 자금 사정도 넉넉한 포스코만 한 파트너가 없다는 얘기다. 포스코홀딩스의 작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조7679억원에 이른다.
 ◇공동 R&D 등으로 확대될까
몇몇 변수는 있다. 포스코는 지분 투자 대가로 루이지애나 조강 생산량의 일부를 ‘포스코 몫’으로 떼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현대제철은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생산라인까지 넘기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2위 아르셀로미탈 등 10여 개 철강사가 관심을 보이는 것도 두 회사의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국내 1, 2위 업체 간 협업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서로가 윈윈하는 거래인 데다 ‘트럼프 관세 리스크 해소’란 공통의 목표를 함께 풀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029년 가동에 들어가는 루이지애나 제철소가 ‘팀 코리아’ 체제로 운영되면 현대제철과 포스코 모두 관세 부담을 상당히 덜 수 있다. 현대제철은 그때쯤 미국에 120만 대 이상 생산체제를 갖추는 현대차와 기아에 자동차용 강판을 관세 부담 없이 공급하게 된다. 포스코도 현지 생산을 통해 주요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에 무관세로 납품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전쟁으로 시작된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1, 2위 기업이 힘을 합쳐 헤쳐 나가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 지분 투자가 성사되면 향후 두 회사의 협업 분야가 미래 프로젝트 공동 연구개발(R&D)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미래기술 등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힘을 합치면 R&D 비용을 분담하고 실패 리스크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김형규/김진원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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